췌장암의 발생 원인(흡연, 당뇨, 식습관, 만성 췌장염, 유전)
침묵의 암이라고 불리는 췌장암은 어떤 요인 때문에 발생할까요? 환경적 요인과 유전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몇 가지 위험요인이 밝혀졌거나 추정되고 있는 정도입니다. 그리고 다른 암에 비해 암 발생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암 전단계의 병변 역시 뚜렷하지 않습니다. 췌장암이 발생하기 쉬운 요인에는 45세 이상의 연령, 흡연 경력, 오래된 당뇨병, 식이습관 등이 있으며, 최근에는 만성 췌장염 및 일부 유전질환에서 췌장암 발생률이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췌장암 환자 중 약 5~10%는 유전 소인을 가지고 있는데, 췌장암 환자에서 췌장암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는 약 7.8% 정도로 일반인에서의 췌장암 발생률 0.6%에 비해 빈도가 높습니다. 췌장암이 잘 발생한다고 알려진 유전 질환으로는 유전 췌장염, 모세혈관 확장성 운동실조증(ataxia-telangiectasia, AT), 유전성 비용종성 대장암, 폰 히펠-린다우 증후군(Von Hippel-Lindau syndrome) 등이 있다. 이러한 유전 질환에서 췌장암 발생이 증가하는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잘 알려져 있지 않으나 최근 이와 연관된 유전자 변이를 밝히기 위한 연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럼 하나 하나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흡연
담배는 현재까지 알려진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입니다. 왜냐하면 췌장암의 3분의 1가량이 흡연으로 인한 것이며,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췌장암 발생 위험도가 1.7배 높기 때문입니다. 다른 장기에 흡연과 관련하여 악성 종양(두경부암, 폐암, 방광암 등)이 생겼을 경우에 췌장암의 발생이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담배를 끊었을 경우, 10년 이상이 지나야 췌장암에 걸릴 위험이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만큼 낮아집니다. 담배를 피우시는 분이라면, 지금 당장 그리고 10년 이상 피우지 않길 권고드립니다.
당뇨
당뇨가 있으면 췌장암의 발생확률이 2배가 증가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반대로 췌장암과 연관된 2차적인 내분비 기능 장애가 당뇨를 일으키는 것으로 보기도 합니다. 앞의 견해를 뒷받침하는 것으로는 5년 이상 당뇨를 앓고 있는 환자들은 췌장암 발생률이 증가한다는 등의 연구 보고가 있습니다. 인과관계를 이와 반대로 보는 견해의 근거는, 췌장암을 진단 받기 2년 전쯤에 흔히 당뇨가 발생하고, 그런 환자가 수술을 통해 암을 제거하면 3개월 이내에 당뇨가 호전되기도 한다는 점입니다. 두가지 경우를 생각해 당뇨를 장기간 앓고 있는 사람과 가족력 없이 갑자기 당뇨진단을 받은 사람은 일단 췌장암 검사를 받을 것을 권합니다.
식습관
췌장의 기능을 저하시키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바로 식습관입니다. 단백질과 지방을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본인의 췌장 분비 능력보다 더 많은 양의 췌장액을 만들어내 분비합니다. 그 과정에서 췌장 세포가 손상되고 암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최근 많은 연구에서도 식습관이 췌장암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만성 췌장염
만성 췌장염은 정상적이던 췌장 세포들이 염증을 앓는 가운데 섬유조직으로 변해가면서 췌장 전체가 매우 딱딱해져 기능을 잃게 되는 병입니다. 만성 췌장염이 있으면 췌장암의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에 췌장암의 원인응로 보고 있습니다. 만성 췌장염과 췌장암을 구별하기가 매우 어려운 경우도 있는데, 췌장염은 생명에 지장이 없으나 암은 치명적인 병이므로 철저한 감별 진단이 필요합니다. 또한, 매우 드물지만 유전성 췌장염도 췌장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유전
췌장암은 유전적인 인자도 영향을 미치는데요, 직계 가족 가운데 50세 이전에 췌장암에 걸린 사람이 하나 이상 있거나, 발병한 나이와 상관없이 직계 가족 가운데 췌장암 환자가 둘 이상 있다면 가족성 췌장암이 아닌지 의심해야 합니다. 의사와 상의하여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다른 악성 종양 없이 한 가계에서 3대에 걸쳐 췌장암이 발생한 사례가 있습니다. 또, 유전적 소인이 췌장암 원인의 약 10% 정도를 차지한다고 알려졌습니다. 유전적 소인에 대해 밝혀진 것은 많지 않으나, K-Ras(케이라스)라는 유전자의 변형이 췌장암의 90% 이상에서 발견되었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합니다. 이는 모든 암종에서 나타나는 유전자 이상 가운데 가장 빈도가 높은 것입니다.